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신성한 물싸움으로 정화의식을 치르는 인도네시아 시와 물축제 (정화,의식,공동체)

by clickissue 2025. 7. 31.

신성한 물싸움으로 정화의식을 치르는 인도네시아 시와 물축제 (정화,의식,공동체)

인도네시아 숨바섬의 외곽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시와 물축제는 고대의 정화의식을 계승한 독특한 전통 행사로, 참가자들은 성스러운 강에서 물을 뿌리며 공동체의 안녕과 내면의 정화를 기원한다. 외지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축제는 공동체의 유대와 자연 숭배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물이라는 요소를 통해 과거와 현재,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시와 물축제의 유래, 진행 방식, 문화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정화의 상징, 물로 이어지는 축제의 시작

세계 곳곳에는 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의례와 축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숨바섬 외곽의 한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시와 물축제(Siwa Water Festival)'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신성함과 공동체적 의미를 지닌 행사다. 시와 물축제는 이름 그대로 물을 매개로 하여 인간의 정화와 신과의 교감을 실현하려는 깊은 영성을 담고 있다. 이 축제는 외부 세계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채, 오로지 그 마을 주민들과 일부 인근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이어져 왔다. 이 의식은 단순한 전통 문화행사라기보다, 삶과 죽음, 속죄와 회복을 아우르는 공동체 전체의 정화 의식이다. 시와 물축제는 매년 10월 마지막 보름날에 열린다. 이 시기는 그 지역 농경 주기와 관련된 ‘고요의 주간’이 끝난 직후이며, 정령의 가호를 구하는 데 가장 적합한 시기로 여겨진다. 축제가 열리는 날, 사람들은 새벽부터 강가로 모인다. 남녀노소 모두가 전통 복장을 입고, 각 가정은 제물을 준비하며, 마을 어귀에는 화려한 천과 잎사귀로 장식된 입구가 설치된다. 사람들은 신성한 물길이라 여겨지는 강가에 무릎을 꿇고, 마을의 제사장이 외치는 기도문을 들으며 축제를 시작한다. 축제의 핵심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죄를 씻어내고, 정령의 축복을 기원하는 ‘정화의 물싸움’이다.

고대 정령 신앙과 공동체 정화의 결합

시와 물축제의 본질은 '집단 정화'다. 이 축제의 뿌리는 고대 숨바섬의 아님바 신앙 체계에 기반하고 있다. 아님바 신앙은 자연물과 조상을 숭배하는 전통 신앙으로, 모든 생명은 강과 바람, 돌과 불 속에 깃들어 있다고 본다. 특히 물은 생명과 죽음을 연결하는 신성한 매개체로 여겨지며, 정령의 언어로 해석된다. 시와 물축제에서 사용되는 물은 단순한 액체가 아니다. 이는 ‘시와 강’이라 불리는 특정 수원지에서 정해진 절차를 거쳐 떠온 물로, 마을 제사장만이 그 물을 길어올 수 있다. 이 신성한 물을 바탕으로 축제가 시작된다. 축제의 첫 순서는 '속죄의 목욕'이다. 모든 참가자는 순서대로 신성한 물에 손을 씻고, 이마에 물을 바른다. 이후에는 마을을 대표하는 장로들이 강가에서 정령을 부르는 의식을 진행하고, 드럼과 대나무 피리의 선율 속에 ‘정화의 물싸움’이 시작된다. 이 물싸움은 공격이 아니라 교감이며,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행위는 축복의 나눔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물싸움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는 순수함이 정화의 출발점임을 상징한다. 정오가 되면 사람들은 다시 강가에 모여 ‘정령의 조화’를 상징하는 식사 의식을 진행한다. 각 가정에서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누고, 물을 서로에게 붓는 마지막 의식으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그날 사용된 물은 모두 강으로 다시 흘려보내며, 이는 정령에게 기원을 돌려주는 의미를 가진다.

신비로운 축제를 통해 되살아나는 공동체의 영혼

시와 물축제는 단순한 전통 행사가 아니다. 이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같이 씻어내고, 같이 기원하고, 같이 나아간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장이며, 정화와 공존의 상징이다. 이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과의 조화, 조상과의 연결, 그리고 서로 간의 화합을 다시금 되새긴다. 현대의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이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축제를 통해 정체성과 영적 중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 축제는 외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시와 물축제를 더욱 순수하게 만든다. 상업화되지 않은 신앙의 실천, 공동체 중심의 가치 회복, 자연과의 합일. 이러한 요소들이 시와 물축제를 단순한 ‘물의 축제’가 아니라 깊은 영적 행위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지금도 매년 10월, 숨바섬의 강가에서는 이 고요하면서도 열정적인 축제가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진정한 문화의 정수를 체험하고 싶다면, 화려한 관광지 대신 이 정화의 축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당신의 내면까지도 함께 씻겨나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