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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미소, 피지 ‘히바 축제’에 담긴 자연과 공동체의 아름다움

by clickissue 2025. 7. 27.

 

남태평양의 미소, 피지 ‘히바 축제’에 담긴 자연과 공동체의 아름다움

피지의 대표적인 문화 행사인 ‘히바(Hibiscus Festival)’는 남태평양의 푸른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화합과 환희의 축제로, 전통 의상 퍼레이드, 청소년 경연, 음식 박람회, 음악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어우러진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벤트를 넘어 피지 국민들의 문화적 자긍심과 공동체 정신을 드러내는 상징적 행사로, 매년 수천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모여 열정과 웃음, 그리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을 만들어낸다.

태평양 낙원의 중심에서 피어나는 히비스커스의 미소

피지의 수도 수바(Suva)에서 매년 열리는 ‘히바(Hibiscus) 축제’는 단순한 여름 축제를 넘어, 피지 국민의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응축된 최대 규모의 시민행사이다. 이름 그대로 이 축제는 열대의 대표 꽃인 히비스커스를 상징으로 삼아, 아름다움과 활기를 담아낸다. 1956년 첫 개최 이래로 히바 축제는 수십 년 동안 피지 사회의 변화와 발전,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담아내는 장이 되어왔다. 히바 축제는 한 주간에 걸쳐 다양한 행사가 연달아 진행되며, 도시 중심의 공공광장에서 지역 주민, 예술가, 상인, 청년,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려 즐기는 거대한 문화의 향연이다. 특히 축제 개막 퍼레이드에서는 피지 각지에서 모인 전통 복장을 입은 참가자들이 북소리와 함께 행진하며, 이는 남태평양 문화의 다채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히바 축제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요한 장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 토론회나 사회적 주제를 다룬 연설 대회, 환경 보호 캠페인 등은 축제를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피지가 자연을 사랑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포용의 문화’에 있다. 관객이 곧 참여자가 되고, 무대와 일상이 경계를 허문 채 하나가 되는 경험. 그것이 바로 히바 축제가 세계의 여느 축제와는 다른, 남태평양만의 따뜻한 품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꽃처럼 피어난 전통과 현대의 조화

히바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는 ‘히바 여왕 대회’다. 이 대회는 단순한 미인 선발이 아니라,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문화, 사회적 이슈, 교육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고 토론하며 리더십과 지성, 전통의식을 겸비한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이다. 참가자들은 화려한 전통 복식은 물론 현대적 의상까지 선보이며,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무대를 만든다. 또한, 축제 기간에는 피지 각지의 전통 음식 부스가 열려, ‘로보(Lovo)’라는 전통 화덕요리부터, 코코넛 밀크로 만든 디저트, 해산물 요리 등 남태평양 특유의 미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현지인들에게는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고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기회로 작용한다. 음악 공연 역시 히바 축제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전통 현악기와 드럼, 현대적 음향 장비가 결합된 무대에서는 지역 밴드와 학교 합창단, 프로 댄서들이 순서대로 등장해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특히 밤이 되면 광장 전체가 조명과 리듬 속에서 하나의 거대한 야외 무대로 바뀌며, 누구든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하는 진정한 해방의 시간이 시작된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전통 놀이 체험, 수공예 워크숍, 환경 보호 교육 등은 축제의 ‘즐거움’ 속에 ‘배움’과 ‘책임’을 함께 담는다. 이를 통해 히바 축제는 단지 문화의 소비가 아니라, 참여와 공존, 계승을 중심에 둔 살아 있는 문화 체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히바, 피지 공동체의 향기를 품은 축제

히바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피지라는 공동체가 지난 세월을 살아내며 지켜온 문화적 근원이며, 동시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남태평양의 자연과 함께 자라온 이 축제는 한 송이 히비스커스처럼, 계절마다 피고 지면서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품는다. 이 축제는 ‘누가 가장 잘 꾸몄는가’를 겨루는 경쟁의 장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가’를 나누는 자리다. 전통의 계승과 사회적 메시지, 예술과 생활의 융합,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의 힘. 히바는 이를 매년 새롭게 증명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지의 수바 거리에는 웃음과 북소리, 그리고 따뜻한 남풍이 흐른다.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고, 함께 노래하며, 잊고 있던 정체성을 다시금 마주한다. 히바는 피지인들의 문화적 자부심이며, 세계에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다. 꽃이 피고 지듯, 문화는 살아 움직여야 한다. 히바는 그 살아 있는 증거이며, 피지라는 작은 섬나라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매년 히비스커스가 만개하는 계절마다, 다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