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에서 매년 열리는 은다자(N'Dadja) 페스티벌은 중앙아프리카 사하라 인근의 고대 부족 전통을 계승한 문화 축제로, 전통 북(다쿰), 춤, 노래, 의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행사입니다. 부족 간의 연대를 확인하고, 젊은 세대에게 조상의 문화를 물려주는 장으로 기능하며, 민속음악과 공동체 미학을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와 전통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 축제는 문화 정체성과 공동체 회복의 상징이자, 차드 민족의 영혼이 담긴 행사입니다.
사하라 변두리에서 되살아난 조상의 북소리
차드는 아프리카 중심부에 위치한 다민족 국가로,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남서부 지역에서는 매년 초가을, 흙먼지 날리는 마을 광장에서 오래된 북소리와 함께 축제가 시작됩니다. 바로 은다자(N'Dadja) 페스티벌입니다. 은다자는 차드 토착 언어로 ‘함께 모여 북을 울린다’는 뜻을 지닌 말로, 이 축제는 오랜 세월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북춤과 의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동체 중심의 전통 행사입니다. 이 축제는 단지 무용이나 음악의 공연이 아닌, 부족 정체성의 회복, 세대 간 전통의 전수, 그리고 공동체 유대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문화적 의식입니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각 마을의 부족들은 고유한 북 장단과 복장을 선보이며 서로의 전통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부족 간의 평화를 유지하고 연대를 강화해왔습니다. 은다자는 특히 차드 남부의 사라이 지역과 몬도우 주변에서 활발히 개최되며, 최근에는 수도 은자메나에서도 도시형 문화축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여전히 전통 의례에 기반한 공동체의 회복과 조상의 가르침을 기리는 데 있습니다. 이 축제는 차드인의 삶과 철학이 살아 숨 쉬는 문화적 상징이자, 현대화 속에서도 잊히지 않는 뿌리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은다자의 구성과 의례, 몸과 영혼을 울리는 북의 미학
은다자 페스티벌의 핵심은 ‘다쿰(Dakum)’이라 불리는 전통 북과 이를 중심으로 한 퍼포먼스입니다. 각 부족은 저마다 고유한 장단과 연주 기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축제 첫날이 되면 여러 북소리가 섞여 마치 대지 전체가 진동하는 듯한 울림이 마을을 감쌉니다. 이 북은 단지 소리내는 악기가 아니라 조상의 영혼과 연결된 성스러운 도구로 여겨지며, 이를 두드리는 행위는 영적 소통의 일환입니다. 북의 리듬에 맞춰 무용수들이 등장하면, 공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들의 춤은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 무리는 사냥을, 또 다른 무리는 비를 부르는 의식을 표현하며, 일부는 조상 영혼과의 만남을 상징하는 춤사위를 선보입니다. 이처럼 춤과 음악, 제스처는 말로 전하기 어려운 역사의 단편과 감정을 표현하는 살아 있는 언어로 작용합니다. 축제에는 또한 소년들이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낙하레’라는 성인식은 북을 중심으로 전통 가면을 쓰고 걷는 의식으로, 이를 통해 아이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식 등록되며 조상의 축복을 받습니다. 이 과정은 공동체의 연속성을 상징하며, 단순한 성년 선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은다자에는 부족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들은 북 주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북소리 사이사이에 응원의 외침과 전통 멜로디를 삽입해 공연의 리듬을 다채롭게 만듭니다. 또한 여성들의 의복은 이 축제의 또 다른 시각적 중심으로, 손으로 짠 전통 직물과 조개 장식, 머리에 두른 천은 각 부족의 문화적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조상의 밤’이라는 행사가 열리며, 공동체는 불꽃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전통 설화와 민요를 나누고, 조상의 이름을 외우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축제를 마무리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마무리가 아니라 축제 전체를 종합하는 가장 영적인 순간으로 평가받습니다.
은다자, 전통이 울리는 공동체의 심장
은다자 페스티벌은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민족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대 간 문화를 잇고, 공동체의 유대를 다시 조율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북소리는 단순한 리듬이 아니라, 그들이 지나온 시간과 현재의 삶,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담은 언어입니다. 차드의 여러 부족들이 은다자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단지 전통을 지키기 위한 형식적인 참여가 아니라, 진심으로 조상과 대화하고, 공동체의 방향을 다시 정립하려는 영적인 실천입니다. 이 과정은 축제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화적 응답입니다. 현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은다자와 같은 축제가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삶의 본질, 공동체의 원형, 그리고 인간의 깊은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차드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는 아니지만, 은다자 같은 축제를 통해 문화적 풍요로움을 세계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은다자의 북소리는 대지를 울리고, 춤은 모래바람을 가르고, 노래는 하늘에 닿아 조상의 귀에 닿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축제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울려 퍼질 이유입니다.